메뉴 건너뛰기

ninemoon1993

유일로구로

Ninemoon 2018.10.08 01:38 조회 수 : 316

세로구로1.jpg

 

범천동에 자주 가는 카페가 있다. 세로커피라는 곳이다. 그곳에서 전시제안과 기획을 예기 해주었고 하겠다고 하였다.

재미있을것 같았다. 전시 주제는 세로 커피에서 조금 걸어가면 있는 로구로 집이다. 유일로구로 

처음에는 로구로가 뭐지 하다가 모습을 보니 아 저거구나 하고 기억이 났다. 아주 어렸을 적에 본적이 있다. 

로구로ろくろ 일본어이다. 한자로는 녹로轆轤라고 부른다. 녹로로 검색했을 경우 아주 광범위 하게 나온다.

나무를 깍는 기계부터 투석기에 줄이 감겨져 있는 부분,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기구까지 전부 녹로라고 부른다.

하여튼 여기서의 녹로란 나무를 고정시킨후 돌리는 도구혹은 그것으로 만든 목공예품이다.

 

KakaoTalk_Photo_2018-09-21-16-19-16.jpg

 

벽에 샘플이 걸려있었다. 식탁다리로 추정되는. 예전에 비해서는 일이 없다고 하셨고 항상 작업을 하고 계셨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 간단한 인터뷰가 필요했다. 연필과 작은 노트를 들고 찾아가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호칭부터 버벅거렸다. 선생님, 사장님, 장인님, 로구로님...여튼 사장님으로 고정되었다.

나는 인터뷰가 처음이라 긴장을 했는데 사장님은 편해보였다. 그냥 일상을 보내고 계셨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로구로는 계속 돌아갔다.

 

KakaoTalk_Photo_2018-09-21-16-21-42.jpg

 

갈때 마다 사진과 같은 모습이였다. 엄청나게 많은 톱밥과 먼지들 작업소 전체에 나무냄새가 진동을 했다. 

예전에 본 오래된 제분소 건물이 생각났다. 동네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점점 달라지는 주변 모습들과 점점 떨어지는 일감에 관한 이야기, 가끔 낚시를 가는 이야기...

아무리 생각해도 사라지거나 전체의 아주 작은 부분으로 흡수될 직업이고 아직 이일을 하는 사람에 포인트를 두게 되었다.

숨어사는 외톨박이라는 책도 생각이 났다. 예전에 아빠 책장에서 읽은 적이있다.

내시, 땅꾼, 염쟁이 사라지거나 사라져가는 사람들, 사람들이 사는 동네도 마찬가지다.

사장님과 인터뷰 후에 범천동을 돌아다녀 보았다. 

옛날 모습은 화석처럼 곳곳에 남아있다. 남아있기는 하지만 더 이상 작동 되지는 않는다. 화석같았다.

마을의 절반은 잘려나가서 재개발에 들어갔다. 재개발 허가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는데 허가가 내려오니 순식간이었다. 

없어지기 전에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었는데 게으름을 피우다가 놓쳐버렸고 이제는 기회가 없다.

그냥 그런식으로 동네도 사람들도 없어졌다.

 

녹로1low.jpg

 

누군가의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해본적이 없다. 들은 이야기를 보이는 형태로 옮기는 것은 힘들었다.

들려주신 말씀에 대한 사실확인이나 동네에 대한 다른정보나 고증이 필요하지 않을지 생각도 했지만 자료를 많이 찾아보지는 않았다.

그냥 들은 대로 그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의 기억에 개입하지 말자.

이렇게 저렇게 해보자는 생각을 하다가 그냥 하던 대로 하게되었다. A4용지에 펜으로 그리고 스캔 받아서 인화하였다. 

총4장이다. 3장이 전시되었고 1장은 전시 기간동안 카페에서 작업을 할것이다.

 

전시기간은 10/8 - 10/27 까지이다.

 

세로커피 

부산 부산진구 신암로 153-6

 

• 10월 휴무: 매주 일요일
• OPEN 낮12시-밤9시(일요일 휴무), 라스트오더 8:30
• 10/8-27일: ‘유일로구로’ 전시회
• “정치오토바이”로 검색하시면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 주차 : 정치오토바이 앞 대로 양쪽 공영주차장

•세로커피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ero_coffee/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